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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격
화폐 탄생 이전, 물물교환을 하던 시대에서부터 화폐가 발행되기 시작한 고려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천여 년이 넘는 화폐의 역사를 유물과 디오라마 모형, 영상을 통해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관람객이 직접 화폐를 만들어보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해동통보는 1097년(숙종 2) 주전관鑄錢官을 설치하고, 대각국사 의천 등의 건의에 따라 1102년(숙종 7)에 발행된 제조 연도가 확실한 최초의 동전이다. 고려는 해동통보 15,000관을 만든 후 이를 적극 유통시키기 위해 관리들에게 급여로 지급하였고, 개경의 음식점에서는 쌀과 포목 대신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권장하였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였다.
1679년(숙종 5) 우리나라 최초의 법화 당이전이 33개 주전소에서 주조되었다. 이전의 단자전보다 규격이 크며, 단자전과 구별하기 위하여 뒷면 아랫부분에 ‘이二’자를 표시하였다. 처음에는 단자전과 함께 사용되었으나 점차 당이전만 사용되었다. 1697년 과잉 주조로 인한 폐해가 속출하여 주조가 잠시 중단되었다가 1731년에 화폐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흉년으로 인한 빈민 구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재개되었다.
1909년 7월 대한제국은 「한국은행 조례」를 공포하고 그해 10월 자본금 1천만원으로 구 한국은행을 설립한 후 은행 업무를 시작하였다. 구 한국은행권은 1910년 12월에 일원권, 오원권, 십원권 3종이 발행되었으며, 1921년에 유통이 정지되었다.
1914년 9월 조선은행은 ‘원圓’표시 은행권인 백원권을 시작으로 1915년 1월 일원권, 11월 십원권, 오원권을 각각 발행하였다. 은행권 도안으로는 백원권에 대흑천상大黑天像이 그려졌고, 다른 권종에는 수염이 길고 관을 쓴 노인(수노인상壽老人像)이 공통적으로 사용되었다. 조선은행권은 조선총독부와 일본내각인쇄국에서 각각 제조되었다.
1946년 7월과 10월 조선은행은 정 백원권과 정 십원권을 발행하였다. 휘장은 일제의 잔재인 오동장에서 무궁화장으로 바꾸고 위조 방지를 위하여 인쇄 방식을 평판인쇄에서 활판인쇄로 변경하였다. 이듬해 6월에도 위조지폐 방지를 위해 조선은행 무 백원권이 발행되었는데, 이 화폐는 기호 10번부터 뒷면의 색채가 암청록색으로 바뀌었다.
1950년 6월 12일 한국은행이 설립되었으나 불과 13일 만에 6‧25전쟁이 일어나면서 7월 22일 피난지인 대구에서 일본에서 제작된 최초의 한국은행권인 천원권과 백원권이 발행되었다.
천원권에는 이승만 대통령 초상, 백원권에는 광화문이 도안으로 사용되었다.
1953년 2월 15일 전쟁으로 인한 생산 활동의 위축, 거액의 군사비 지출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화폐가치를 100:1로 절하하고 화폐단위를 ‘원圓’에서 ‘환圜’으로 변경하는 통화조치를 단행하였다. 이때 ‘환圜’ 표시 새 은행권 5종(천환권, 백환권, 십환권, 오환권, 일환권)이 발행되었으며, 이 은행권은 통화조치 이전에 미국연방인쇄국에서 제조된 것으로 주로 거북선과 한국은행 휘장이 도안으로 사용되었다.
한국은행은 1959년 10월 백환화, 오십환화 및 십환화 3종의 주화를 발행하면서 백환화에는 이승만 대통령 초상, 오십환화에는 거북선, 십환화에는 무궁화를 도안 소재로 사용하였다. 이 주화들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폐창에서 제조되었다.
1962년 화폐개혁 이후 소액 거래를 위해 예외적으로 통용을 허용하던 ‘환’ 표시 주화인 오십환화 및 십환화를 대체하기 위하여 1966년 8월에 십원화, 오원화, 일원화 등 세종류의 ‘원’ 표시 주화가 최초로 발행되었다. 십원화에는 다보탑, 오원화에는 거북선, 일원화에는 무궁화가 도안 소재로 사용되었다.
국내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고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고액권 발행이 절실해졌다. 한국은행은 1972년 7월 오천원권(가),1973년 6월 만원권(가)을 발행하였으며, 1975년 8월에는 거래의 편의를 위하여 중간 액면가인 천원권(가)을 발행하였다. 당시에는 선현들의 표준영정이 없어 같은 인물의 초상화가 제각각이었다. 이에 철저한 고증을 거친 표준영정을 화폐 도안으로 사용하여 1977년 6월 오천원권(나), 1979년 6월 만원권을 발행하였다.
2000년 6월 만원권(마), 2002년 6월에 오천원권(라)이 각각 발행되었다. 2006년부터 2009년에는 위조 방지 요소를 보강하고 디자인의 합리화를 위해 천원권(다), 오천원권(마), 만원권(바), 오만원권을 발행하였다. 한국은행은 은행권 크기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수준으로 축소하고 바탕을 밝고 화려한 색상으로 바꾸었으며, 스캐너 컬러프린트에 의한 위조가 어렵도록 첨단 위조 방지장치인 홀로그램, 색변환잉크 등을 추가 또는 확대하였다. 현재는 「오만원, 만원, 오천원, 천원, 오백원, 백원, 오십원, 십원, 오원 및 일원」액면 체계를 갖추고 있다.
1975년 8월 15일 광복 30주년을 맞아 이를 경축하는 의미로 8월 14일 백원 백동화를 발행하였다.
1971년 발행된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 기념주화’가 전량 해외에서 제조‧판매되어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았기에, 광복 30주년 기념주화가 실제 우리나라 기념주화의 서막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1981년 9월 30일 세계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1988년 제24회 올림픽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는 올림픽대회 유치를 축하하고 올림픽 지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1982년 9월 30일과 1983년 8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이만원‧만원 은화, 천원 백동화를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