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농악

기쁠 때나 즐거울 때, 슬플 때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이 다르다.

강릉단오제에서 그 방법 하나를 배울 수 있다. 강릉단오장에는 공연장이 여럿 있다.

전통놀이 중심의 어울리는 마당,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지는 마당, 사람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주는 참여의 마당 등이 있다.

그리고 단오장 안에는 굿당, 그네터, 씨름터가 있다.

이들 행사장에서는 종일 징,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진다. 단오장 놀이판의 모든 사람들이 한가지로 소망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저마다의 ‘안녕’과 ‘풍년’이다.

옛날엔 농사에 풍년들고 바다에서 고기 잘 잡히게 해달라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거기에 더하여 각자의 마음에 풍년들고 즐겁게 신나게 살고자 하는 것이다. 사람이 즐거우면 신도 즐겁다고 한다. 모두가 즐겁고 신명나는 놀이판이 강릉단오제인 것이다.

농악은 농부들이 서로 도와가며 일할 때 연주하는 음악이다. 꽹과리, 징, 장구, 북과 같은 악기를 치며 행진, 의식, 노동, 판놀이 등을 벌이는 음악을 두루 말하는 것이다.

오랜 옛날 하늘에 제사하고 노래하며 춤추었다는 기록에서 농악의 기원을 추측하기도 하는데 여러 과정을 거쳐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농악은 지역마다 특징이 있어 여러 가지로 구분된다.

지역적 특징에 따라 분류하면 경기농악·영동농악·호남우도농악·호남좌도농악·경남농악·경북농악으로 나뉜다. 이들 중 진주삼천포농악·강릉농악·이리농악·평택농악·임실필봉농악 등 다섯 지방의 농악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들 농악을 강릉단오제에서 볼 수 있다.

강릉단오제에서는 강릉농악을 신명나게 볼 수 있다.

강릉농악은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산맥 동쪽에 전승되어 오는 영동농악의 대표격으로 강릉시에서 전승되고 있는 농악을 말한다. 농사풀이농악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농경생활을 흉내 내어 놀이로 보여주는 농사풀이가 있기 때문이다.

강릉농악은 농기(농악대깃발), 쇄납(날라리), 꽹과리, 징, 북, 장구, 소고, 법고(불교의식 때 쓰는 작은북) 및 무동(사내아이)으로 편성되고, 흰 바지저고리에 홍·청·황의 삼색띠를 두르고 무동들은 여러 가지 색깔이 섞인 옷을 입는다.

다른 지역에 없는 달맞이굿(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것), 횃불놀이, 다리밟기, 두레농악이라 할 수 있는 김매기농악과 길놀이농악이 있는 것이 특징이고, 단체놀이를 위주로 하여 농사의 고달픔을 잊고 서로의 화합과 마을의 단합을 도모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강릉농악은 강릉단오제의 놀이마당에서 흥을 돋우는 중요한 놀이이다. 어른들이 하는 농악대와 어린이농악대들이 모여 서로 겨루는 농악경연대회를 2~3일간 펼친다.

강릉농악
강릉농악(중요무형문화재 제11-라호, 1985년 12월 1일 지정)

강릉은 오랜 옛날부터 해마다 단오날(음력 5월 5일)이 되면 단오제 행사를 성대하게 베풀어 오고 있는데 농악이 전체행사의 분위기를 북돋아 줄 뿐 아니라 주민들 전체를 흥겹게 해주며 친목과 화합의 기틀을 다져 주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강릉농악이라 함은 어느 한 마을의 농악이 아니라 강릉 지역 전체 농악의 내용을 포괄하여 연출한 것이다. 1985년 12월 1일에 중요무형문화재 제11-라호로 지정된 강릉농악의 예능 보유자로는 박기하(1985 인정), 故김용현(1989 인정, 2003 작고), 정희철(2006 인정)씨가 있고 전수조교로는 차주택(1992 인정), 최동규(1996 인정), 김남수(2006 인정), 손호의(2006 인정)씨가 강릉농악 전체를 맡아 지도하고 있다.

강릉농악보존회
강릉농악보존회(1986년 11월 1일 제326호)

강릉농악보존회의 농악대로는 1985년도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두산동, 월호평동, 저동, 사천하평답교농악대가 있었는데 행정구역 통합으로 명칭 개편과 함께 증설되어 현재는 강남동, 경포동, 성덕동, 사천하평답교, 달맞이, 교동, 홍제동농악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마을농악대는 강릉단오제를 비롯하여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있으나 전국 5대농악 축제 등 대·외적인 행사에는 강릉농악을 대표하는 상설농악단이 참여하고 있다. 마을농악대는 농기, 풍물, 풍물패, 운영조직들을 독자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평상시에는 각각 마을단위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강릉 지역에서 강릉농악을 전수하는 학교로는 초등학교 10여개교, 중학교 2개교, 고등학교 1개교가 있으며 해마다 강릉단오제의 어린이농악경연대회에 참가한다.

강릉농악의 특징
강릉농악의 특징

농악대는 농기(農旗)를 드는데 강릉농악대의 농기는 강릉을 대표하는 대표농기와 각 농악대를 대표하는 마을농기가 있다. 마을 농기기는 강릉농악보존회라는 글씨가 써 있고 가장자리에 검정 수술을 달았다. 마을 농기는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農者天下之大本”과 “000 농악대” 글씨를 적고 옆에는 삼각술을 달고 밑에는 청, 황, 홍의 삼색술을 길게 달았다.

이 지역의 마을 농악대는 해마다 강릉단오제 때 열리는 농악경연대회에 참가하여 오랜 기간동안 전승, 보존에 노력하고 있다.

가락은 대부분 외가락으로 단조로우나 경쾌하고 빨라 소박한 맛이 있다. 복색은 경상도농악과 비슷하나 머리에 쓴 벙거지는 짚으로 엮었고 문종이를 붙인 상모지가 달려 있는데 이는 강릉 주변에서만 볼 수 있는 형식이다. 구성을 보면 풍물, 소고, 법고, 무동으로 4분화로 구별되어 있고 인원은 대략 36명에서 50명으로 구성된다.

농악의 춤사위는 춤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펼쳐진다. 소고춤, 법고춤, 무동춤이 특징이다. 놀이과장은 다른지역에 없는 단동고리, 삼동고리, 오동고리를 쌓아 12발 상모를 돌리는가하면 농식놀이(농사풀이)가 있어 일년 열두달 농사과정을 풀어가는 놀이가 다른 지역의 농악과 특이하다.